SATURN
새턴
:s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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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에게
광민이와의 힘없는 통화를 마치고.


침대위에 올라앉아..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은형이의 사진을 들여보고있다.


천일여행때.경포에서 찍었던 많은 사진들.








고깔모자를 쓰고 있는 은형이.



케익을 먹고 있는 은형이.


촛불을 불고있는 은형이.


술병으로 동영이와 도미노를 세우고 있는 은형이.


강순이를 보는 은형이..







침대위에 넋놓고 누워서..사진 한장을 30분여간 바라보고..


10번도 넘게 사진 보기를 반복했을때..


삐그덕.방문이 열리고..










"야.너.안자냐"








어느덧 어색한 단발머리가 되어버린 강윤언니.








"응.이제.자야지"



"또 은형이 사진 봐!?"




"...."




"이제 안울지?!"




"응..안울어.인젠 정말 안울어.."




"은형이 지금쯤 아마.쿨쿨 자구 있을꺼다.아님..피씨방에서 오락

하구 있거나..!!"




"그래.맞아.그놈 잠버릇도 고약해서 이불 뻥뻥 차면서 잠꼬대 할꺼야."





"응.이불 몸에 돌돌 말고서.코 골구 있을지두 몰라!!"



"은형인 코 안골아"




"니가 어떻게 알어"





"...그냥..알아.."





"뭐야.!!니가 걔 코고는지 안고는지 어떻게 알어.!바른대루 말해!!

이놈 기집애!!작년에 외박이 잦다했드니만!!"





"꺄아!!아니야!!>_










분위기를 띄우려는 수작으로.


침대위에 첨벙 달려드는 언니.정말 어색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나를 간질러대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언니의 뜻이 너무 애달파서..


잠시나마 슬픈 표정을 지우고 웃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꺄하하하!!하지마.!!간지러워!!"



"빨랑 말해.어디까지 갔어!!"



"꺄하하하!!"



"말 안해!!!이년아!!!!"







응?이년^?^?








분위기를 띄우려는게 아니라.


지금 이 여자 진심으로 흥분한거 같다..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에 잠시 멍청해 있는데..


구세주 같은 핸드폰이 슬프게 노랠 불렀고..






새벽 3시가 넘은시각.


난 의아한 눈으로.그러나 감사한 손길로.재빨리 핸드폰을 열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내 목을 조여오는 언니의 단단한 두 팔









"켁.언니 진짜 하지마.잠깐.통화하잖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







핸드폰 너머로 흘러나온건..

술에 약간 꼬부라진 남자의 목소리.






혹시..하는 마음에..또다시 빨라져오는 심장박동소리.

난리를 피워대던 언니도..덩달아 숨을 죽이고..

상대편 남자는..아주 조금..아주 조금 울고 있었다..










"강순아....."





"..........너.."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지마..나 나쁜짓 했어..너한테 그럼 안되는데.

나 나쁜짓 했어.."






"너 혹시..승현이니.."





"말안했어..알고있었는데..

욕심나서..숨겼어...미안해..미안해 강순아.."





"니가 나한테 왜 미안해...미안한건 나잖아.자꾸 왜 그런말 해.."








점점 작아져가는 승현이의 목소리..


끝내.희미해진 그아이의 목소리는 들리질 않았고..


다급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다가..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음에..가만히 핸드폰을 닫으려 할때.






...




믿을수 없는 천사의 한마디는..

날 기절직전까지 몰고 말았다...










"............"






"뭐라구.승현아..다시 말해봐..은형이가 어쨌다구..나 잘못들은거

아니지.다시 말해줄래...."






은형이란 이름에 광분한듯 날뛰기 시작하는 언니.


늘 조용히 충고해주던 어른스런 모습은 온데간데 찾을수 없고.


급기야는 핸드폰을 앗아가더니.








"너가 승현이지!!그래 은형이가 뭐!!!!은형이가 어쨌는데!!!!!"






....믿을수 없다..


어떻게..승현이가 그걸 어떻게 안다는거야......














"뭐..?..뭐라구.?은형이 있는델 안다구....?!?!?"









혼란스러워 오는 내 머리에.


다시한번 그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언니의 목소리.


언니 역시.믿기지 않는 목소리로 몇번을 되물었고..


난 힘없이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은형이..살았니...승현아.....

은형이.....살아있어.....?....."








은형이..안죽었지..그치..은형이..지금 잠꼬대 하면서 자구 있는거

맞지...

[92]

그래..살아있어..권은형 살아있대..

그러니까..울지마..제발 울지마....










"아빠!!!!!차키 줘!!!!!차키 달라구!!!!"








지금.집안은 발칵 뒤집어져있다.

승현이와의 통화를 마친 나는.광민이와 동영이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아이들은 4개월만에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동안 죽음을 앞둔듯한 얼굴로 내일만을 기다리다가..






눈물범벅된 나의 목소리에..

정확히 124일만에..하하하하.소리를 내며 커다랗게 웃어주었다.









"무슨 차키.왠 차키 너 미친거야?악몽을 꾼거냐?"





"우리 춘천갈꺼야.차키 줘 차키!!!!"




"-0-.뭣이 어째!!춘천이라니.이 새벽에 춘천을 왜 간다는겨!!!!"




"은형이 거깄대!!!!아빠!!!!!!권은형 살았대!!!!"




"뭐야?!그게 정말이냐!!!!!!"








펄쩍펄쩍 뛰어대는 언니의 고함에.


믿을수 없다는듯 두손을 뺨에 가져가는 아빠.







그 모습이 과히 멋진 풍경은 아니였지만..






지금 감격의 눈물이 줄줄 흐르는 나는.

저주받을 처자에게 찐한 키스라도 해줄수 있는 심정이였고.

그리하여 아빠의 그런모습을 보며.

아주 오랜만에 환하게 웃어줄수 있었다.









"내 딸.강순이가 웃는구나.세상에.맙소사.."





안방에서 나와.그렁그렁 눈물고인눈으로 날 바라보는 엄마.

경사가 났다.



죽은줄만 알았던 둘째딸이 살아난것이다.

아빤.함께 춘천에 갈것이라고 흥분에 날뛰셨지만.

언니는 그런 아빠의 주장을 단번에 꺾어버렸다.










"아빤 강순이랑 은형이의 찐한 포옹을 단번에 깨트릴께 뻔해"





언니의 단호한 말에.

아빠가 성난 얼굴로 이의를 제기하려 할때.

두 남자의 주먹이 미친듯이 현관문을 두들겨댔고..








나의 예상대로.

은형이의 친구 39등.40등은.

단 10분만에.그것도 푸우 잠옷 차림으로..

우리집에 달려와주었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이웃들의 잠을 모두 깨우며.....







"야!!!!은형이!!!은형아!!!!!!

이새끼!!!!!"





"진정해.동영아..은형인 여기없어."






"우리 이제 살았다!!!!!!!!!살았어!!!!!"








침착한 나의 말을 한귀로 재빨리 흘리곤.

덥썩 나를 끌어안는 동영이.




나역시.얼떨결에 망아지처럼 날뛰는 그아이를 끌어안았고.







언니와 광민이를 포함한 우리 네사람은.

신발장에 서서.

타잔과 같은 함성을 내지르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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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서리 8 May, 2024 @ 11:44pm 
왜그러는거야 진짜로
miso:) 19 Feb, 2024 @ 6:2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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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o:) 14 Nov, 2023 @ 2: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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