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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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게 다 무슨 내용인데요
By LiterallyLain
게임이 시작되기 전 배경스토리를 대충 요약해봤습니다.

물론 각자의 해석이 다르고, 제 해석만이 무조건 맞는 것도 아니니 재미삼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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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치는 왜 테이야를 쏜 건데요
짧게 요약하면, 하치가 가경자이기 때문입니다.
설명 끝!
가경자는 뭐죠?
하치가 가경자라고 불리는 순간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 단 두 번 나옵니다.



첫 순간은 하치가 떠돌이 사도를 총으로 구타하고 난 후입니다.
"너도", "로겠구나"에 주목해봅시다.
떠돌이 사도는 옌또모야의 존재를 모르니, "너도"로 지칭하는 다른 가경자는 누구일까요?
자기 자신이거나, 사막으로 떠난 사도 중 하나, 혹은 둘 모두입니다.
하지만 떠돌이 사도는 하치가 가경자겠거니 짐작할 뿐, 확정짓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음 순간입니다.
결말 직전, 하치가 가경자라는 이유로 수감되었음이 드러납니다.
잠깐, 수감되었다고요?
오프닝을 살펴봅시다.



이게 과거의 하치고...



이게 현재의 하치랍니다.
현재의 하치는 죄수복 비슷한 걸 입은 채,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꽤 오래 갇혀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시 가경자 얘기로...
사실 가경자의 원문은 "복자"입니다.
가경자도 복자도 들어보지 못하셨다면, "성인"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천주교에서 시성받은 이는 성인이고, 시복받은 이는 복자라 불립니다.
가경자는 시복 후보자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굳이 복자 대신 가경자라고 쓴 이유는 중의에 있습니다.
영어판에서는 "Blissfool"이라는 명칭으로 나옵니다.
복자를 일컫는 옛말(Blissful)에, 광인(fool)이라는 단어를 합쳐 만든 단어죠.
러시아어 원문에서는 그런 의미가 없지만, 비슷한 걸 한국어판에서도 시도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복자 자체의 어감이 뭔가 어르신 이름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용한 단어가 가경자입니다.

원래 가경자는 可敬者, 섬겨 마땅한 자입니다.
q.u.q.에서의 가경자는 어떨까요?
假敬者, 거짓으로 섬기는 자일까요?
可驚者, 그러니까 놀라 마땅한 자일까요?
혹시 佳景의 子일지도 모릅니다. "신기루는 영롱하누나!"라는 도전과제도 있잖아요?

바로 직전 장면을 보면, 가경자의 뜻이 더 분명해집니다.

"뉴스 봤어? 가경자들이 무기고를 점령했대."
"아빠가 거깄는데!"
"나흘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벽이 부서지면 신기루가 보이게 됩니다! 온 마을을 자기네들처럼 만들려는 거에요!"


(여기서도 머리가 짧고 일상복을 입고 있습니다)

하치는 부서진 벽 너머로 펼쳐진 신기루를 바라보고, 테이야에게 총을 발사합니다.
정황상 이 직후에 격리당했고, 이 것이 가경자라는 말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떠돌이 사도의 형은...



신기루에 이끌려 사막으로 사라졌고, 떠돌이 사도 본인도...



신기루의 형상이 살갗에 새겨져 있습니다.
가경자란 신기루에 오염되어, 모종의 조종을 받는 인간을 말하는 것이라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 사라진 건 세 번째 사도 아녔어요?
네, 정황 상 세 번째 사도는 떠돌이 사도의 형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사도는 몇 년 전인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을 세월도 전에 사막으로 사라졌다고 했죠?


10년 넘게 사라졌다면 그런 말을 해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세 번째 사도와 연결지을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났네요.

그런데 형제 관계를 언급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지 않나요?

...이방인요?

맞습니다.

떠돌이 사도는 하치를 죽여가면서까지 세계의 목숨을 끝내고자 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방인, 그러니까 옌또모야는 어떻게 하치에게 세 번째 단어를 준 걸까요?
애초에, 이방인은 왜 저런 형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여태 살아남은 지성체도 (기계인 보리스를 제외하면) 넷 뿐입니다. 전부 사도거나, 영웅입니다.
그런데 세 번째 사도는 떠돌이 사도의 형이고, 인간의 형이니 아마도 인간이겠죠.
왜 첫 번째 사도'만' 인간의 형체를 띠고 있지 않을까요?
괴물의 존재에 대한 어떤 설명도 존재하지 않았는데요.

정리해보면, 이방인은 세 번째 사도이자, 보리스의 주인이자, 옌또모야입니다
모든 인간이 신기루에 잡아먹혀 사라질 동안 버틴 것도, 사도였기 때문입니다.
게임 시점에서 남아있는 인물은 사도와 영웅 뿐이니까요.
그런데 사도가 신기루에 침식당하면 어떻게 될까요?
첫 번째 사도처럼, 괴물의 형상을 하게 된다고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방인 또한 신기루에 침식당해 지금의 꼴을 하게 되었다고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왜 세 번째 사도만 그랬는데요?
옌또모야가 말하지 않았나요?

제가 바로 세 사도의 우두머리이자 절망의 봉우리를 지키는 자란 말임다.
그... 제가 사도장 아님까! 제가 모르는 게 없슴다!


떠올려보면 온갖 표지판과, 전설 같은 것도...
다른 사도들은 일언 언급조차 없고, 오직 옌또모야만이 들려주려 합니다.
세 번째 사도는 사도들의 우두머리로서, 타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지식을 알고있었던 모양입니다.
실은, "세 단어와 세 영혼을 모으면 신이 될 수 있다"는 언급도 다른 사도들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사도장인 이방인만이 알고있었던 사실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배경 스토리를 요약하면?
세상은 신기루에 잡아먹혀 스러지고 있습니다.
신기루를 본 사람들은 인류를 몰살해버리라는 강박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이런 사람들을 일러, '가경자'라고 합니다.

신기루를 막기 위해서는 용사가 직접 단어를 모아 포를 쏘아보내, 저주를 부숴야만 합니다.
단어는 사도 세 명이 나누어 보관하고 있으며, 단어의 거대한 힘이 잘못 쓰이는 것을 막고자,
용사가 아니면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사도들은 입을 단단히 닫고 있었습니다.

사도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신기루에 노출되기 일쑤인 용사는 무척이나 위험한 일입니다.
용사로 선출된 건 시장의 딸 테이야였습니다.

테이야의 친구, 하치는 가경자에 맞서 싸우던 부친을 구하려다 무너진 벽 너머의 신기루를 봅니다.
하치는 영웅으로 추대되는 테이야를 쏘아 죽이고, 용사의 영혼은 하치에게 옮겨가게 됩니다.

하치는 가경자라는 이유로 수감되지만, 용사 없는 도시는 서서히 신기루에게 굴복하게 됩니다.
관리하는 이가 없으니 벽도 서서히 허물어지고, 갇혀있던 하치도 빠져나오게 됩니다.
하치는 본디 테이야가 썼어야 할 용사의 포를 끌고, 도시를 찾아 사막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운명에 절망하며, 하늘을 부수고 세상을 끝장내버리기 위해서.

한편, 용사에게 알려주기 위해 단어를 지키는 사도들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미로의 사도는 신기루에 잠식당해 본 모습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마지막 사도, 사도장도 신기루에 잠식당해 사막으로 떠났습니다.

사막으로 떠난 사도장도 인간의 외양을 잃게 되었습니다.
다리가 약해져 똑바로 걷지 못하고, 시력도 상당부분 잃어버린 그는 인간의 마음씨도 잃었습니다.
사도장은 용사가 온다면, 그를 이용해 단어를 모으고 세계의 신이 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흘렀습니다.
사도장의 동생인 떠돌이 사도도 신기루에 잠식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세상에 가경자가 아닌 인간은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녀가 있었습니다.
사막에는 작열하는 햇빛이 무덥게 내리쬐었습니다...
3 Comments
Divine_Selfharm_Boxcutter 9 Sep, 2024 @ 4:12am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가벼운 세카이계'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 테이야와 하치의 감정적 문제가 세계의 종말과 관련된 사건으로 이어지는?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루'라는 재앙 설정은 (인물들의 감정과는 별개로) 게임 전반의 세계종말적인 상황을 이미 조건짓기에 꼭 '세카이계'라고 불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물론 하치가 진엔딩에서 하늘을 무너뜨린 것을 감행한 것이 테이야가 했어야 할 일을 대신해서 한 것인데, 그것이 폭력적인 아버지와 부족한 자신감 때문에 고통받던 테이야에게 있어서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중요한 꿈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결국 테이야의 감정적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하늘이 붕괴한 것이라는 말도 가능하겠지만요
siwoo destim 9 Jul, 2024 @ 2:50am 
잘 봤습니다!
cabiste 28 Jun, 2023 @ 5:27pm 
this is actually a great explanation, hope that you translate it to english but google translate was good en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