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계정 처음 만들고 CD키 등록해 즐긴 내 인생 첫 스팀 게임.

원래 메이플, 겟앰, 던파 등 국내게임들 하거나, 해외게임이라곤 현지 정착 잘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2 같은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이나 하던 평범한 겜돌이였던 나는
카스 1.6이 유행하던 초딩때를 생각나게 하는 넥슨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을 2007년에 접하고 테러,대테러 클래식 매치를 하고 놀았다.
어느 날 카스온라인으로 좀비모드가 새로나와 좀비모드를 처음 접하고.....
너무 재밌어서 좀비모드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카운터 스트라이크 소스'의 좀비모드 스크린샷을 보고 에일리언, 하프라이프2 좀비 등 커스터마이징이 다양하게 되어있는 고품질의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2008년에 웹하드에서 다운로드받아 복돌이로 싱글플레이, 벼르고 벼르다 2009년 고3때 인터넷으로 이 게임을 CD로 구매함.
(용산 어디 상가에서 배송이 왔었는데 안버리고 아직도 간직 중)

넥슨, 넷마블 등 운영자가 짜놓은 틀 안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던 당시의 게임들을 하다가
카스소스의 이런 저런 서버들을 플레이 해보니까 ....
그래픽은 물론이며 물리엔진 자체도 진짜 신기했고
거의 뭐.. 새로운 세계? 낙원?
남한 구경 처음하는 탈북자마냥 모든게 신기했고
매일같이 오전반, 오후반, 심야반, 새벽반까지 진짜 재밌게 했다.

약 200명정도 되는 친구 목록의 인원 중
70% 이상이 카스소스, 게리모드 할 때 만난 사람들.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 이후에 스팀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스팀 플랫폼의 테마가 하프라이프 구정물(국방색) 테마일때부터
지금의 회색 테마로 업데이트된 2010년대 초반까지,
카스소스는 스팀 게임의 상징적인 존재였고 스팀유저라면 모르는사람이 없던 게임이었다.

폭파전, 인질구출전, 데스매치, 봇전 등의 클래식 모드 외에도
좀비모드, 탈출좀비, 무한총알좀비, 건게임, 감옥, 버니합, 서프, 데스런, 미니게임, 숨바꼭질, 레이싱, 점프, 트릭즈, RPG 등 유저가 창작한 각종 모드들이 넘쳐나는 혁신적인 FPS게임이었고,
넥슨의 카스온라인이 좀비모드를 출시하면서 대박친것도
카스소스에서 해외 유저가 처음 만든 좀비모드를 그대로 가져다가 기획한 덕분이란걸 알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FPS게임들의 전성기 당시
모던워페어2, 모던워페어3, 킬링플로어1, 페이데이2, 배틀필드:배드컴퍼니2와 함께
추억도 가장 많았고 즐거웠던 전설의 명작이자,
스팀을 처음 접하게 만들면서 게이머로서의 시야를 확 넓히게 해준 인생게임.

카솟 할때 숨도 못쉬고 웃던 그 기억,
fpsbanana에서 잘 만든 신규 맵 다운받아 넣고 해봤을 때 그 3D공간에 대한 감탄스러운 기억,
당시 서버들도, 당시 사람들도, 게임 진행 중에 벌어지던 재밌던 상황들도, 어드민으로써 서버관리 해본 기억도
이젠 돌아오지 않을, 잊지 못할 20대초반의 그리운 추억.
뱅슈터서버, 소나기서버, 까마귀서버, 멜롱서버, 아시미서버, AKB서버, 천년지기서버, 아우잔향서버 등등...
눈 감고 서버목록 대충 클릭해도 발에 채이던 백여개의 크고 작은 한국서버들이
이제와서 존나게 그립다.
스크린샷이든 반디캠 녹화든 더 많이 남겨둘걸 그랬네 ㅎㅎ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서버 그래도 몇 개 있던 것 같았는데,
이젠 진짜 전멸했다보니 이제와서 이걸 산다는 사람이 있으면 극구 말리겠다.
다만,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까지 한 시절을 호령하던
이런 희대의 역작에 비추천을 줄 수는 없다.


- 몇 년 뒤면 인생 40레벨 찍고 진짜 아저씨소리 듣게될 인간의 진득한 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