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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nggi-do, Korea, Republic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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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재미난 게임은 많고 많으며 끝없이 나온다. 그렇지만 나이 먹을수록 시간은 부족하다. 그래도 이름 높은 명작들은 해보고 싶었는데 그중에서도 대전략 게임에 도전하고 싶었다. 특히 도전해보고 싶은 게 토탈워와 패러독스 게임이었다. PC를 주플랫폼으로 하는 게이머로써 한번은 거쳐갈 과정이랄까.

패러독스 크킹2와 유로파4는 이미 몇 차례 도전했었다. 문제는 수시로 게임이 업데이트 되다보니 그때마다 일일히 카페에서 다운받아 깔아줘야 하는 유저 한패가 너무 피곤해서 거의 진입 장벽이 되었다. (요샌 스팀 창작모드로 자동 구독이 되긴한다.)

거기에 크킹과 유로파는 DLC들 덕분에 게임을 한번 제대로 시작하려면 기본적인 것만 모아도 10만원 넘는 돈이 드는데 재미를 모른 상태에서 도전하기엔 아무리 게임말고 돈쓰는 데 없는 게이머라고 해도 너무 무리인 게다.

결국 조금 깔짝이다 말고는 포기. 토탈 워 삼국 덕분에 토탈워를 먼저 경험했다. 원래 코에이 테크모의 DLC 장사보며 DLC팔이에 극혐인 편이었는데 토탈워 삼국 하며 게임만 재밌으면 지갑은 자동으로 열리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 DLC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사라진 것.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토탈워 업데이트가 뜸해지고 다른 게임 찾을 무렵인 작년에 크킹3가 나왔다. 그때부터 듬성듬성 하긴 했지만 거의 1년 째 즐기고 있다. 크킹 완전 초보로 시작해서 곧 200시간에 금방 도달할 듯 하다.

일단 정식 한글화 퀄리티가 높은 편이라 즐기는 데 무척 쾌적하다. 툴팁이 엄청 많고 사전도 많은데 정성스레 전부 한글화 되어 있다. 게임 엔진이 바뀌며 그래픽도 개선됐고 메뉴도 훨씬 보기 편해졌다.

3편 첫플레이시에는 튜토리얼 격으로 친절하게 아일랜드로 플레이하도록 소개하며 게임플레이 초반을 알려주는데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상당히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게임에 발을 걸칠 수는 있게 해준다. 삼국지식 땅따먹기와 다른 첫 진입 장벽은 영지를 뺏는 것이었다. 땅을 뺏는 전쟁에 명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여러곳을 점령하고 전쟁에서 승리해도 얻는 땅은 명분 있는 만큼만 얻게된다. 명분 마련은 주교시키면 되는데 이런 과정이 처음엔 조금 낯설기도 했다.

공략 좀 찾아보고 하면서 아일랜드 지고왕이 되었지만 스코틀랜드 좀 따먹으려 깔짝 대다 그쪽 동맹 맺은 잉글랜드에게 털리기 시작하더니 그뒤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밥이 되고 말았다. 그 사이 영주들이 자유 전쟁 일으키기 시작하니 멘탈이 털려버렸다. 돈 버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전쟁 이기기도 외교도 가족 관리도 영주 관리도 무척 힘들었다. 역시 쉬운 게임이 아니구나 싶어 다시 몇차례 재도전을 했다.

일단 처음 아내를 얻는 것도 게임 시작 때마다 적당한 대상들이 달라지다보니 재시작을 하는 이유기도 했는데 당연히 첨엔 얼굴만 보거나 또는 능력만 보고 결혼했다. 역시 다시 하면 또 재미가 있었고 결혼하는 재미와 자식 낳는 재미만으로도 그렇게 작년 연말과 겨울을 보냈다.

점점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싶어 관리 능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도시 개발과 상호작용하였다. 돈은 어느정도 벌리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혼자힘으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었다. 전쟁은 기사나 무관장 능력치도 아니었다. 무조건 돈빨로 우수한 많은 병사를 모집해 물량전하는 게 답이었다. 그러기 위해 돈이 많이 필요했고 전투 능력은 뒷전이었다.

그때까진 동맹만 맺으면 자기네 전쟁에 열라 불러대는 게 외교라고 생각해 피하려 했다. 근데 날 부르는 만큼 내가 불러도 오는 것을 점점 알기 시작했다. 이제 혼자가 아니야! 자녀 손주 다 동원하니 동맹의 힘이 모아졌다.

그렇게 재미나게 하던 와중에 깨달은 사실은 백에 가까운 수십시간을 했는데도 여태 도전과제가 하나도 클리어되지 않고 있었던 거다. 철인 모드로 해야먄 클리어가 된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는데 안그래도 로드를 엄청나게 하며 즐기던 상태라 도전과제 관련 이슈에 직면한 순간 게임할 마음이 팍 식어버렸다. 도전과제가 부가적이긴 하지만 클리어가 안되면 그거대로 아쉬운데 그렇다고 철인모드로 하면 너무 어렵고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몇달을 쉬다가 여름부터 다시 시도해보고 있었다. 이번엔 철인 모드로 시작했다. 첫 철인 도전이라 아주 어려운 건 도전하지 못하고 스코틀랜드로 시작했다. 이번엔 처음부터 잉글랜드와 노르웨이 신성로마제국 등 잘 나가는 국가들의 힘을 빌렸다. 대가 끊길 때마다 내분은 숱하게 터졌지만 결혼만 잘하면 위기 탈출 넘버원이 언제든 가능했다.

가장 극적인 때는 십자군 전쟁에 착출되어 병사 털리던 상태에서 갑자기 왕이 죽었고, 후계자가 장남으로 이어졌지만 차남을 비롯한 아들들, 다른 영주들이 반란을 일으킨거다. 심지어 잉글랜드의 영주들도 다른 영주랑 엮여서 동맹으로 쳐들어왔다. 급히 본토로 돌아왔지만 이미 병사는 1/3로 깎여있었고 가망이 없었다.

다행히 이전 왕이 늙을 때까지 살아서 장남은 자녀들을 여럿 데리고 있었다. 아들 딸들 전부 여러 나라에 결혼 제안해서 급히 동맹 맺고 총 동원하여 공격을 시작했다. 처음엔 본진까지 다 털리고 거의 포기상태에 가까웠는데 신성로마 제국 영주들은 왠만하면 1만단위 병력을 가진 이들이 있어서 몇몇 지원받아 반란군 놈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일단 승리하고 나면 전부 영지 뺏아서 맘에 드는 이들 주면 되기에 내가 이기는 반란은 명예도 오르고 나쁘지 않다.

그런 위기들을 몇번 겪으면서 중간중간에 전투 능력치 높은 윌리엄 같은 왕도 등장해 공포 제조기로 영주들 반란 틀어막고 꾸준히 스코틀랜드를 확장해나가며 웨일즈도 먹고 아일랜드도 먹고 잉글랜드 깎아먹으며 잘 나가고 있다. 철인 모드로 도전과제도 잘 클리어해나가고 있다. 시간이 1300년대까지 넘어서 끝나기 전에 브리튼 통일을 못할까 걱정...

다만 아직 유일하게 계략 트리만큼은 제대로 타보질 못하길 했다. 크킹의 빅잼 요소라지만 아직 내 게임적 양심이 아내와 자식 친족들 죽이고 근친상간을 벌일 생각까진 못했다. 우수한 유전자 집안 트리를 다 개방했지만 하지만 게임 종료전에는 연산군 같은 왕도 한번 쯤 나타날 수는 있겠지.

계략까지 겪어보고 추가로 적는 부분.

2월 크킹3 로얄 코트 업데이트가 있어서 달렸다. 어케든 브리튼 제국 찍어보기 위해 정복왕 윌리엄으로 플레이 하는데 초반 고드윈에게 털리던 상황이 여러번 있어서 재플레이를 수차례 했다. 결혼 동맹으로 극복하게 됐고 겨우겨우 대를 이어가는데 왕권 강화를 하려고 해도 왕권 단계가 낮으니 왕위 세습만 하면 분열되고 반란나고...

1160년이 되어 몇번 분열과 수습을 반복하던 중 관리에 집중하던 방식으로 돈을 모으는 것을 몰두하다 그 다음대엔 계략에 특화된 아들을 키웠다. 헌데 그 와중에도 왕권은 2단계 밖에 안돼서 국내 왕권약화 목적의 자유 반란이 사방에서 터지고 있으니 도무지 답이 안나왔다. 왕권을 올렸다 싶으면 반란 터져 단계를 떨어뜨리는 거다. 프랑스에게도 털리며 노르망디 밑의 땅을 여럿 먹히는데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결국 전쟁 통에 수도 털린 뒤 왕이 잡혀서 12살 먹은 어린 아들에게 잉글랜드 왕위가 강제로 승계됐다. 다행히 아들이 셋 뿐이라 다른 두 녀석에겐 공작령 작위만 승계되고 말긴 했지만 이미 서너개의 전쟁이 벌어지던 중이고 애비가 폐위되며 동맹은 다 끊긴 상태라 답이 없어보였다. 왕권은 최하로 다시 하락.

놀랍게도 이 어린 아들은 엄청난 활약을 보였는데 우선 교황에게 모략을 걸어 호감을 챙긴 후 금전 지원 요청으로 쪼들리던 금을 받아 먹으며 용병을 계약하고 기존의 형제 동맹과 아직 뛰쳐나가지 않은 이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내란을 수습했다. 다행히 어릴 때부터 자녀들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바로바로 동맹 먹으며 내란은 수습됐다. 그 와중에 내란 종결하는 전쟁을 수습하는 중에 챙긴 권위가 엄청나서 순식간에 왕권를 3단계까지 강화했다. 그러고나니 작위를 뺏는게 가능해져서 반란 영주들을 죄다 추방하고 친인척과 우호적인 기사들에게 작위들 다시 뿌려주니 국내는 수습이 됐다. 20여년간 국정에 충실하게 돈을 벌고 결혼 동맹 때문에 원정을 다니고 하면서 챙긴 권위로 결국 왕권 4단계로 만들었다. 큰 아들에게 안정적으로 작위를 어느정도 몰아주면서 강한 왕권 승계 작업이 끝났다. 압도적인 공포를 이용한 안정적 독재. 이제 스코틀랜드 좀 족치면서 그대로 계속 플레이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갑자기 40세가 되자마자 급사했다. 예고는 있었다. 계략가인데 정직한 특성을 보유하다보니 선택과 무관하게 스트레스가 터지는 일이 많았다. 예민해서 단식도 하기도 했다보니 벌어질 일이었달까. 다행히도 아들이 승계를 받고도 잉글랜드 대부분의 작위를 가져가서 왕권에 큰 탈은 없었다. 근데 귀네드 공작령을 노리던 중 갑자기 스트레스가 터지기 시작했고, 선택지 하나가 떴다. 뭘 선택해도 도무지 스트레스 해소 답이 없길래 별일 있겠나 싶은 생각에 여태 한번도 안해본 다른 종파로의 개종을 눌러봤다.

단번에 신하들의 호감이 마이너스로 수십포인트 떨어지고 반란이 4개가 연달아 터졌다. 귀네드 공작령 싸움도 지리멸렬하던 상황에서 벌어진 반란. 쐐기는 교황이 잉글랜드를 목표로 한 십자군 개전 발표였다. 수만의 대군이 유럽에서 잉글랜드로 달려와 털기 시작했다. 5개의 전쟁이 전부 잉글랜드 왕위를 털기 위한 전쟁이었다. 여유있던 금전이 마이너스가 되고 병력 유지가 안되니 결국 두손 두발 다 들 수 밖에 없었다. 항복 또 항복. 이후로도 계속 반란은 일어나고 모든 전쟁에서 항복하니 잉글랜드 왕에서 모든 작위를 잃고 시골 구석 성 하나만 남긴 채 털려 버렸다. 철인 모드라 물릴 수가 없다...

어려웠던 상황이 이어지면 더 조심스럽게 했을 거다. 40년의 독재가 이어지면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누가 날 건드릴 수 있겠나 싶어 지른 한 순간의 선택 결과가 이와 같다. 누구도 따질 수가 없기에 독재 체제에선 그 의사결정의 파급력을 좀 처럼 상상하지 못한다. 그리고 후회할 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푸틴도 지금 그런 상황인 게 아닐까.
Review Showcase
4주만에 클리어. 1.1 업데이트 직전에 겨우 엔딩을 보았다. 368번 죽었다.

여러가지 할 말이 많아서 다시 적는다.
흔히 말하는 대가리 터져도 스토커만 찾는 팬이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너무나 많다.

일단 클리어하기까지 모드의 도움을 받았다.
아마 모드 도움없이 진행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최적화.
이건 모두가 이야기한 것으로, 욕하는 사람들 의견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이버펑크 초창기 수준이냐? 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게임을 출시한 게 분명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프레임 드랍. 아무리 오래된 rtx 2070 super라지만 성능 하향해서 진행했는데 초기 업데이트 및 여러 트윅으로 개선을 해서 잘 진행 되다가도 마을만 들어가면 프레임이 1로 급락하는 일이 부지기수.

보스와 싸우고 있거나 엔딩 진행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면 뭐 이건...
그외 보스전에서 잡몹이 끝없이 생성되는 버그도 있었고, 보스 잡았는데 다음 스크립트로 진행이 안되는 통에 보스전을 두세번씩 클리어 했다. 파우스트, 대령.
버그는 뭐 스토커 원작부터의 유구한 전통으로 여기면서 덜 스트레스 받기는 했지만, 몰입형 시뮬레이터가 몰입을 심각하게 깨버리는 경험을 하게하는 것은 아쉬웠다. 정말 성능 낮춰서 40프레임 역치로 잡고 하는데도 좀 심했다.

두번째 문제는 A-LIFE.
스토커가 다른 싱글 FPS 게임과 구분되는 점인데, 이 부분이 사실상 증발됐다.
A-LIFE 라고 들고 온 건 뿅 하고 뒤통수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기이한 짓을 만들어 놨다.
즉 에너미가 JRPG처럼 랜덤 리스폰되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미 엔진을 바꾼다고 했을 때 예전 A-LIFE가 구현되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다.
기대를 안했지만 이런 식으로 만들어 둔 것은 그래도 문제였다.
그나마 넥서스 모드들로 이 부분을 조정해둔 게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
1.1 업데이트에서 이 부분을 많이 조정한다고 하니 해봐야 될 듯 하다.

세번째 문제는 게임 내 경제.
사이버펑크에서도 그랬지만 경제체계가 박살나 있다. 스토커는 다른 어떤 FPS보다 인벤토리 관리와 돈 관리가 중요한 게임이다. 3부작 중 가장 빡빡한 경제 시스템인 클리어스카이 시스템을 가져왔다. 돈은 너무나 벌기 힘들고, 너무나 쉽게 나간다. 겨우 괜찮은 총 주워서 다니다 보면 금방 잼이 걸린다. 총알 수급하고 수리하다보면 돈이 숭팡숭팡 빠져나가고 업그레이드 한번 하면 재산이 거덜난다. 이건 나쁘지 않다.

원래 3부작이 총기와 장비를 주어다 쓰며 근근히 모아서 새 장비 하나 마련하며 뽐내는 거였고 인기있는 미저리 같은 모드들은 더 심한 고난의 행군이었으니 이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근데 그러려면 폐지줍기를 위한 제반 시스템을 잘 지원해줘야 한다. 클리어 스카이는 거래시 내구도가 떨어지는 무기들도 받아줬고, 거래상이 여기저기 많았다. 돈을 차곡차곡 벌기 위한 잡퀘도 많았고, 아티팩트도 자추 나왔으며, 거기에 맞춰 빠른이동 지점을 여러 곳에 두었다. 플레이어 개인 사물함도 여러 곳에 있어야 한다.

돈 벌기 힘들게 했으면 다른 부분이라도 지원을 해놔야 한다. 근데 2편은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거래소와 사물함의 빈도가 너무 적고, 전반적으로 거점 포인트 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 거점 밖으로 한번 나갔다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해도 마찬가지다. 뭐 좀 주워서 가방 가득 채우면 더더욱 느려진다. 억지로 겨우겨우 걸어서 거점에 도착해서 물건 팔아서 돈 좀 마련하지만 이 짓을 몇번 하다보면 좀 짜친다.

그래서 적당히 키워서 스토리 진행을 하다보면 사물함과 거점이 한동안 안나오는 스토리 라인이 생긴다. 뭘 좀 팔거나 아님 최소한 사물함에라도 넣어두고 가볍게 다닐 수 있도록 정비지점을 넣어두어야 하는데 한참동안 안나온다. 비슷한 점에서 3부작은 거점 간의 플레이 타임이 무척 잘 분배되어 있었다. 맵마다 팩션별 거점이 있어서 노선도 탈 수 있었고, 어떤 팩션과 척을 지더라도 다른 곳을 찾아갈만한 배려가 있었다. 2편은 그런 부분에서 완전 실패다.

맵은 3부작을 다 합친 것 이상으로 광활한데 팩션의 거점들이 너무 적다. 빠른이동도 겨우 거점끼리만 가능하다. 그나마 사이버펑크는 돈 모으고 모아서 차라도 사고 옷도 사며 흥청망청 살 게 많지만 스토커는 오로지 쓸 곳은 장비 뿐인데도 돈이 부족하다.

근데 이상한 것이 식품과 약품은 맵에 흥청망청 넘쳐난다는 것이다. 이 점도 사이버펑크와 비슷하다. 빈도와 양 모두 너무 잦다. 부수면 나오는 식약 상자도 많다. 좀만 파밍하면 가방이 또 터져나간다. 그러다보니 거점의 약과 식품은 거래할 가치가 생기지 않고 의미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3부작의 중요 NPC인 시도르비치와 바텐더, 비어드가 다시 등장했음에도 다소 공기 취급이 되어 버렸다. 사실 식욕과 수면욕, 취기 등의 상태도 중요한 부분인데 이런 부분이 나자빠져 있다.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약품으로 때우려 한 것 같은데 가방만 무거워지고 도움이 별로 안된다.

사이버펑크도 그랬지만 경제 시스템은 여러가지가 얽혀 있어서 고치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업데이트로 보상을 늘렸고, 비용을 줄였지만 그걸로 풀린 느낌은 별로 없다. 모드로 개선을 하려고 해도 더 많은 모드가 필요해 진다. 돈이 좀 늘어난다고 해도 이동거리가 하루종일인 것은 변하지 않다보니 무게 제한을 풀거나 소모품 무게를 줄이거나 스태미너를 늘리거나 해야한다. 새로 거점을 만들거나 빠른 이동 지점이 많이 늘어나야 그나마 좀 개선이 될 것 같다.

네번째 문제는 난이도.
가방 심각한 문제인데, 전반적인 난이도가 미쳐있다.
처음부터 블러드서커 샷건 수십방으로 시작한 건 이해하는데 너무 악의적으로 만들어 놨다. 모든 뮤턴트들의 장갑 수치가 엄청나게 설정되어 있어서 아무리 쏴도 못 죽인다. 근데 또 이제는 댄서 말고도 모든 뮤턴트들이 날아다니고 뛰어 다닌다. 난이도 조절과 상관없이 뮤턴트 능력치들에 문제가 있다. 모드로 이 부분을 조정하면 겨우겨우 할 만해지는데, 원작 마스터 난이도나 미저리로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즐기면서 했음에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에미션도 문제였는데 일단 에미션이 정해진 시간 간격으로 발생하는 건 당연한데, 장소 진입에 따라 필수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근데 늪지에서 필수 스토리 진행 중에 키메라를 마주쳤는데 마침 에미션이 무조건 발생하게끔 되어 있는 건 완전히 엿먹으라는 거 아닌가. 이건 여러번 시간을 다르게 해서 플레이해도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이런 억까스러운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모드로 뮤턴트 난이도는 좀 잡을 수 있었는데, 자칫 잘못하면 또 너무 쉬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니 예민한 부분이다. 이건 개발사의 의도이자 책임이니 좀 더 밸런스를 고민해주길 바란다.

다섯번째는 다소 레일슈터스러워졌다는 거다.
스토커는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며 탐험하고 탐색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존 안에서 생활을 해나가는 몰입 시뮬레이터였는데, 2편은 여전히 오픈월드긴 하지만 좀 더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 되었다. 스토리는 분명 전작들보다 흥미로워진 부분이 있다. 3부작은 각기 시작할 때의 메인 미션이 사실상 게임의 전부였다. 킬 스트렐록, 스팅레이 찾기. 그에 비해, 2는 끝없는 반전이 있고 나름 딜레마를 주는 선택지도 있다. 그럼에도 그런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결국 퀘스트 마커를 향해 달려가게 끔 되어 있다. 선택지도 어떤 가치 중심적인 차이를 보여준다기 보단 사실상 컷신을 고르는 것에 가깝다보니 좀 허탈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또한 스토리 라인을 메타적으로 보면 3부작은 목적이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되며 플레이어의 게임적 경험과 융합되는 장치를 보여 줬는데, 2는 준비된 맵을 정해진 순서대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컷신 찾아다니는 느낌에 가깝다. 쉐오체와 클스는 전체 맵 차체가 일종의 스테이지 형식인 거고 콜옵프는 오픈월드인데 퀘스트가 심플했던 건데 이는 맵과 이야기의 연결은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2는 오픈월드 심지어 심리스로 만들어 놓고 복잡하게 장소를 여기저기 들리도록 퀘스트라인을 만들어 두다보니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기 보다는 이야기에 따라 떠밀려 가는 느낌에 가깝다. 서브퀘스트는 원래 3부작도 적긴 하지만, 그 사이 나왔던 여러 스탠드얼론 모드를 참고한다면 좀 더 진보된 잡퀘를 넣어둘만도 한데, 발전이 없었다.

FPS에서 이야기와 맵은 상호작용하는데 이야기가 일자식이다보니 맵도 그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게 많다. 전작의 맵들이 아닌 2에서 새로 추가된 맵들은 거의 대부분 일직선 맵들이다. 한번 지나치면 다시 오지 않을 곳들이 많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거점들이나 NPC 스토커들도 거기에 맞춰 반응해주길 바라는데 그런 것도 거의 없다. 그냥 맵을 닫아버리거나, 적대 세력이 되어버리거나 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좋았던 점은 나머지 전부다.
스토리적으로 이전 3부작의 주인공과 주요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다만 뭔가 다들 흑화해버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그나마 스트라이더 땜시 눈물 찔끔했다.

이전 3부작에서 좋았던 부분들, 강화된 부분들도 많다.
맵은 완전히 심리스 오픈월드가 되며 광활한 존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 좋았다. 이게 전작들과 달리 실제 우크라이나 존의 지형을 최대한 그대로 가져온 형태라고 하니 거의 존 시뮬레이터가 된 것이니 당연히 좋을 수 밖에.

3부작에도 있었던 부분들이지만 스태쉬나 장비, 아티팩트를 찾을 때의 퍼즐 요소가 상당히 강화되었다. 더 위험하고, 더 고민스럽고, 더 창의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잘 관찰하고, 잘 돌아다니고, 잘 발견하면 그 장소에서 반드시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특히 고유 아티팩트들과 숨겨진 장착품 먹는 곳들은 그런 곳이 많았는데, 물론 영 못 찾아서 공략을 찾아본 경우가 있긴 했지만 어느정도 도전욕구를 가지고 풀 수 있게 해놓아서 좋았다.

스토커 3부작을 만난 이후 10년 동안의 게임 라이프는 스토커의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것이었다. 폴아웃, 사이버펑크, 더롱다크, 체르노빌라이트, 기타 등등 여러 게임들을 시도했지만 겨우 정착한 건 어노말리였다. 당연히 스토커2가 나옴으로서 스토커스러움의 방향은 새로운 길이 열린 것 같다. 아마도 또 앞으로 10년 동안 스토커2를 베이스로 팬들이 새로운 모드들을 만들며 물고 뜯고 즐기게 될 거라 믿기에.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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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몰 얼티밋 피지컬 에디션 구입 실패로 여태 성이 나 있는 14년차 스토커 팬.
개발 취소, 개발진 이탈, 전쟁, 엔진 교체. 여러 정황상 기대치는 낮았다.
사이버펑크 예구 사태를 겪고도 예약 구매를 한 건 그저 스토커2가 발매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응원의 의미였을 뿐.

애초에 안정화랑은 거리가 먼 그런 게임 아니겠는가.
근데 플레이해보니 사펑 초기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공개 직전 리뷰들이 이래 저래 말도 많았기에 이런 저런 우려가 많았는데 아직까진 무척이나 재밌다. 리뷰어들은 뭐가 문제였던거지 싶을 정도다.

좀 더 좋은 그래픽카드와 시스템이었다면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차피 하이엔드에서도 최적화가 좋지 못하다면 2070 super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느낌.

프롤로그는 콜옵처럼 일자식 진행으로 스토커답지 않은 친절한 튜토리얼 느낌이 가득... 걱정스런 마음으로 베테랑 난이도로 시작했는데 급작스레 달려드는 블러드서커에게 10번 죽고나니 젠장, 겉모습만 친절하지 역시나 난이도는 스토커답다.

예전 SoC 처음 하던 때처럼 좀만 맵 탐험하다보면 픽픽 죽어나가는 그 살벌한 느낌들이 다시 돌아온다.

이제 첫 마을에 도착했는데 갑작스레 프레임 드랍... 새로운 동네다 보니 언제쯤 익숙한 동네로 가게 될지 기대반 설렘반 두려움 쬐금이다. 옵션을 조금 손 보니 플레이 감각에는 큰 문제는 없다.

재밌다. 솔직히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았기에 초반부터 이 정도로 몰입감을 충족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물론 이미 미저리나 어노말리에 익숙해진 입장에서 어떤 부분들은 향후 모드를 통해 하드코어하게 만들어 주면 좋겠다 싶은 부분들도 있긴 하다.
사실 이젠 어노말리 없으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팬들 많지 않겠는가.

당장은 그저 스토커 2를 할 수 있다니 세상 행복하다. 살아있길 잘했다.
좀 더 플레이 하며 감상을 업데이트 해나가야겠다.

일단 초반 마을은 전작의 코돈보다도 존에서 먼, 덜 위험한 가장자리 끝 부분이다. 근데 아무리 주인공이 신참 로너라고 해도 첨부터 빡세다. 감시단 부대는 전작 비상경계선의 육군부대 터는 것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무게 제한도 너무 부족하고 여러모로 빡세다. 돈벌기 힘든 건 매번 마찬가지였지만 잡퀘스트 하나에 500도 안주는 건 너무 하지 않냐.

그럼에도 초반부터 전작의 여러가지 요소들을 오마주하고 있는 게 발견되어 기뻤다. CoP에서 아티팩트 찾다가 협박당하는 바지선도 나오고, SoC와 CS 코돈 집 옥상에 숨겨진 스태쉬가 있는데 이번에도 첫 마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당연히 나오는 건 클리어스카이 풍 용병의복이고.

근데 아무래도 블러드서커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 놈 해치우려면 베테랑 난이도 기준 거의 산탄 50발을 소모한다. 당연히 공격당하니 적당한 바위나 차에 올라가야만 상대할 수 있다. 스토리 상 필수적으로 만나는 블러드서커들이 많은데, 전작에서는 그래도 공격과 스피드는 강해도 맷집은 약했는데 속도는 더 빠르고 무엇보다 맷집이 너무나도 강하다. 망할 블러드서커놈들.

10시간 플레이 후 쓰레기장에 도착했다. 내가 알던 쓰레기장과 다른 풍경 덕분에 낯선 느낌. 그냥 새 맵이다. 여전히 블러드서커 한번 만나면 산탄 50발은 쓴다. 너무 빠르니 수류탄도 소용이 없다. 근데 개랑 살덩어리들까지 힘들게 한다. 산탄 맞으면 좀 죽어야 하는 거 아닌가? 살덩어리들은 원래 산탄 2방이면 잡았던 놈들이고 개도 1방이면 죽어야 하는데 2-3배를 날려줘야 죽는다. 스피드는 왤케 빠르고, 움직임도 현란하다. 어노말리가 아니니 몬스터 채취도 없어서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 어떤 이득도 안생기는데 너무 빡세다.

하면 할수록 시스템적으로 아쉬움이 느껴진다. 경제체계는 시리즈에서 가장 빡센 클리어스카이 수준인데 돈 들어올 구석이 너무 적다. 40% 이하로 훼손된 중고 물품은 안받아주는데, 원래 길가던 놈들은 좀 받아주던 것들인데 일반 잡NPC들은 거래 메뉴가 없다. 정해진 잡템만 가지고 마을까지 돌아댕기면서 살아야 한다.

갑자기 뿅하고 적들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한참 퀘스트 탐색하는데 전투가 벌어진다. 죽어서 로드하면 또 안생긴다. 왜냐면 랜덤 생성 에너미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모든게 A-LIFE 2.0이 구현되지 못한 결과 같다. A-LIFE가 있는 것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오픈월드로 다채롭게 만들어 지긴 했지만, 기존 스토커 팬들에겐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차이점들이 자꾸 보인다. 그냥 사이버펑크 2077 존 버전 같이 되어 버렸다. 사이버펑크도 다채로운 오픈월드이긴 한데 생동감은 부족하고 경제체계는 망가져 있다. 그 느낌이 든다.

이건 엔진 문제인데 과연 업데이트나 DLC로 가능한 영역일까. 나머지는 아마 팬들이 언젠가 어떻게든 해줄 것인데 A-LIFE만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어노말리의 생태계가 스토커 팬들에게는 한동한 유효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재미는 있다.

202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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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CDMan 21 Dec, 2024 @ 11:57pm 
메리크리스마스 :cozybethesda:
CDMan 1 Jan, 2024 @ 1:16pm 
피버리엇님 크킹3 리뷰 읽어볼라고 또 왔어연
새해에도 재밌는 리뷰 많이 써 주세연
크킹 게임보다 리뷰가 더 재밌어연 :steamthumbsup:
CDMan 15 Apr, 2023 @ 7:36am 
피버리엇님 최근에 올리신 무협게임 자동번역기 사용법(?)에 관한 글 봤는데연
정말 대단하세연 !!
그 게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분명히 도움이 될거 같아연
저는 하지도 않는데, 올리신 글 보고 엄청 감탄했어연
벌써 4월 중순이네연, 건강하시고 변함없이 즐거운 스팀라이프 즐기시길 바랄께연 :cozybethesda:
CDMan 21 Dec, 2022 @ 6:51am 
피버리엇님 잘 지내시지연 ?
이번주 크리스마스 가족들과 잘 보내시고,,
올해 며칠 남지 않는 소중한 시간,,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랄께연
건강하세연 :steamhappy:
CDMan 24 Sep, 2022 @ 6:16am 
피버리엇님, 앞전에 나눔해주신 세인츠 로우 게임 잘 즐기고 있어연!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즐거운 한주 보내세연 :steamthumbs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