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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다들 최적화 이야기만 해서 게임성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고자 리뷰를 씁니다.
전 그냥 DX11에 상옵으로 잡고 플레이 했더니 스터터링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끝까지 무리없이 플레이 했습니다.
10시간 정도의 경험을 정리해서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데드 스페이스가 돌아왔다. 장점도, 그 단점까지도.' 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일단 전 공겜을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공포연출 자체에 굉장히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깜놀 파트 등등에서 그렇게 놀라진 않았습니다.
다만 빛을 배치한 것이나 몹 디자인, 분위기, 맵 디자인, 몹이 튀어나오는 타이밍 등등.
공포 파트에서는 굉장히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고어 파트도 '데슾에 비해서 많이 퇴화된 거 아닌가' 라고 하는 분들도 봤지만,
다양하게 죽어보면 의외로 죽는 모션을 다양하게 구현해놨긴 하더라구요.
장기자랑도 열심히 하구요.
이 모든게 합쳐져서 공포라는 감정을 자극하는 분위기 만큼은 데드스페이스보다 조금 더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벤트쇼쇼쇼 를 통해서 몹들이 튀어나오는 것도 그렇구요.
데드 스페이스에서도 이 '예측 불가능함' 과 UI 삭제를 통해 몰입감을 올리고 생존의 공포를 극대화시켰었잖습니까.
이게 조금 더 정제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서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수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데드 스페이스를 처음 했을때의 그 감각이 다시 느껴질 만큼 그 장점을 잘 살렸었습니다.
만약 공포게임에 면역이 없다면, 상당히 긴장하면서 플레이 하실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전 크게 세가지를 좀 논해볼까 하는데, 첫번째는 성우 문제입니다.
성우분들이 굉장히 호연을 펼치시긴 합니다.
외화에서 보듯 과장된 연기톤이라고 비판을 받긴 하지만, 전 그걸 감안해도 상당히 많이 자연스러운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다른곳에 있습니다.
몇몇 자막과 말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아마 구어체로 말하는 것으로 치환하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 마저도 어색한 경우가 있습니다.
연기는 좋지만 대사가 '이거 뭐여' 하는게 있습니다.
또 시스템 상으로 대사가 안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아마 소리를 듣는 기준점이 주인공인 제이콥에게 맞춰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때문에 대사를 치는 사람이 제이콥과 멀리 있거나, 컷신에서 주인공을 멀리서 잡아주는 경우가 있으면 대사가 씹힙니다.
이게 현장감을 챙기려는 시도를 했다는 부분으로 이해했긴 한데... 결과물은 대사가 안들리는 안습한 상황이 온거 같긴 합니다.
그리고 몇몇 부분에서는 대사가 녹음이 안되어 없거나 오류가 생겼는지 영어로 말하는 부분도 있구요.
여기는 성우 연기를 디렉팅 하셨던 분과 검수를 맡으신 분이 명백히 비판 받아야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영어판으로 들어보면서 얼마나 개판으로 한글화가 됐는지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두번째로는 전투를 제외한 게임 시스템/스토리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X끼들 이럴거면 배낭 크기 DLC로 팔아라' 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만큼 초반부의 인벤이 빡빡합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데드스페이스의 리그 시스템에서 차용해서 인벤 늘리는 업글을 만들어주던가 했어야하는데 그것조차 없었습니다.
추정하건데, 이게 생존을 강구해야하는 상황에서 어떤 아이템을 챙기고 어떤 아이템을 버려야하는지 머리를 써야하는 부분을 차용했다고 느껴집니다만...
정작 비슷한 의도로 개발된 레지던트 이블 4에서는 수시로 배낭 크기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거든요.
그게 없다보니 인벤으로 머리 깨지는 상황이 수시로 옵니다.
나중에는 '아 그냥 총알 다 써버리고 근접으로 다 잡자. 귀찮네...' 라고 생각하게 될 만큼 불편합니다.
또 안그래도 어두운데 캐릭 자체에 달린 손전등이 코앞만 비춰서 시야 확보가 안됩니다.
'공포인데 어둡게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이게 정작 희미하다보니 무슨 에버랜드 귀신의 집에서 배터리 다된 빨간 랜턴 주는 느낌입니다.
눈뽕수준의 손전등을 비추려면 무기로 조준을 해야하는데, 하필 또 무기를 조준하면 화면확대까지 됩니다.
그때문에 당장 코앞에 있는 아이템 찾는거도 힘들고, 더군다나 시점까지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기에 불편함이 가중됩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조준하는 파트에서 캐릭터를 좌우로 바꿀 수 있게 해주면 조금이나마 덜 불편할 것 같지만 그것조차 아니다보니...
이게 불편함으로 그대로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지도까지 없는데 길은 스토리진행로 와 아이템파밍루트로 갈라지는 상황이다보니, 길치력이 높은 경우에는 속뒤집어질만큼 불편합니다.
길이 좀 덜 꼬여있으면 모르겠지만, 층 나뉘고 길나뉘고 하니 가끔 헷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미션때 건드려야하는 아이콘도 작아서 안보이고, 그렇다고 강조표시까지 크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보니 불편한 점이 또 있구요.
이게 몰입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UI를 최소화시키는 일환이었다고 이해는 하지만...
생각보다 그 최소화가 불편함으로 이어질 여지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메타에 올라온 리뷰들에서 지적하는 전투입니다.
이게 굉장히 불합리하고 난이도를 높인 주범은 맞습니다.
회피하는 타이밍은 굉장히 빡빡하고 (다른 회피기능 있는 게임들이랑 비교하면), 난전에 들어가거나 주변에 불나서 눈뽕당하면 적이 공격하는게 잘 안보이기도 합니다.
회피를 하며 적을 치려면 일종의 리듬게임처럼 해야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공격의 흐름을 아예 접고 회피'만' 생각하도록 만들어 뒀습니다.
치고 치고 피하고, 치고 치고 피하고 하는 식으로 자기 손에 익는 리듬을 찾아야합니다.
그리고 그 전투 방식이 게임 끝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익숙해지기는 어려운 시스템을 구현해두었고, 정작 익숙해지는 순간 게임이 원패턴이 되어버리니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여기에 오토 타겟팅 시스템과 모션의 간극까지 연계되니 굉장히 불합리하긴 합니다.
내가 휘두르는 범위에는 적 세마리가 모두 들어가는데, 정작 때리는 건 지금 당장 타겟팅 된 한마리에만 데미지가 들어가니까요.
제작진의 의도는 '최대한 다대일을 피하고, 다대일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든 1:1로 만들어라' 는 것 같지만, 모션 대비해서는 어이가 없긴 합니다.
여기는 비판을 받아야하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줘팸질 하는게 굉장히 재미있었고 타격감도 좋았습니다.
칠때마다 신체부위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게 시원시원하기도 했고, 근접공격을 콤보로 넣으면 원거리 무기로 연계하는 시스템까지 있다보니 전투 자체는 전 굉장히 좋았습니다.
익숙해지더라도 팔자르는 맛이 좋다보니 끝까지 재미있게 빠따질을 했었구요.
하지만 시스템에 익숙해지기 굉장히 힘든지라,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메타스코어의 리뷰에서도 그게 드러나구요.


헌데 이 세가지 부분은 데드 스페이스의 단점으로 통렬하게 지적을 받았던 부분입니다.
UI를 없애고, 다른 크리쳐 게임들과 다르게 사지 절단을 해야 한다는 전투 방식이 새로웠지만
이게 굉장히 익숙해지기 힘들었고, 마침 그땐 모션까지 개판이었기에 더더욱 '전투가 개같다' 는 평가를 받았었죠.
더군다나 처음에는 살아남으려고 미친듯이 발버둥쳐야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는 그 순간 원패턴이 되어 지루해지구요.
그래서 데드 스페이스같은 경우도 뒤로 가면 갈수록 액션게임 같다는 평가를 받았던 걸 기억하는 분도 계실겁니다.
이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더더욱 데드스페이스의 단점까지도 돌아왔다고 느끼게 됩니다.
데드 스페이스 팬분들 입장에서 그 분위기를 다시 느끼는 것에 기쁘실수도 있겠지만, 어떤 분들은 '아 또 x나 불편하게 만들었네' 라는 감각을 느끼시기 딱 쉽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저는 지스타에서 10분 시연을 한 이후로 친구들에게 '데드스페이스가 돌아왔다. 장점도, 그리고 그 단점까지도' 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이 개인적인 평이 지금까지도 안바뀌었습니다.


게임을 하는 내내 이런 불편함이 생긴 이유를 깊게 고찰해봤는데, 저는 이게 공포를 자극하는 방식이 잘못 이식된 경우라고 생각했습니다.
공포라는 감정은 굉장히 섬세하기에, 같은 요소를 보아도 어떤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거나 놀라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게 뭔데' 라는 말을 하죠.
때문에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특정 공포 방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겁니다.
데드 스페이스도 그랬고, 칼리스토 프로토콜 같은 경우는 '생존' 이라는 것에 굉장히 크게 집중을 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나 레지던트 이블 4, 혹은 데이즈 곤까지.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서 자신의 공격 플랜을 만들고, 그 한정된 자원을 한정된 공간에 정리해서 저장하고,
또 강인한 적들에 대비해서 굉장히 나약한 내 캐릭터가 어떻게든 살아나가도록 사주경계를 하고,
그 과정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마저 긴장을 하게 됩니다.
적 하나가 튀어나와도 '오 X발' 하면서 마우스나 패드를 꽉 붙잡게 되구요.
여기서 다른 게임에서는 일반적으로 되는 자동저장이나 총알 수집등을 제외하고, 의도적인 불편함을 만들어 생존이라는 행위를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이런 저런 시스템, 몹 배치, 깜놀타이밍, 그리고 전투방식 모두가 이 생존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 명확히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공포를 자극하려면 그 플레이어가 납득을 하거나, 혹은 난이도랑 직접적인 결부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난이도랑 직접적인 결부가 될거면, 최소한 플레이어가 여러가지 선택을 생각하여 출구전략을 짤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게 필요하죠.
그리고 그 출구전략대로 먹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구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는 체크포인트에 따른 저장도 있지만, 수동으로 저장해야 더욱 편한 상황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수동으로 저장하는 상황에도 어그로가 끌린 상태면 공격을 받아 캐릭터가 죽기도 하구요.
이 시스템을 통해 '저장할때도 긴장을 놓지 마라' 는 감정을 주게 됩니다.
또 하나 더 예를 들어보면, 위에도 언급했듯 레지던트 이블 4의 인벤토리 시스템이 있겠죠.
모든 무기를 들고다닐 수도 없고, 총알도 모든 무기에 대응해서 가지고 다니기 힘듭니다.
가방이 겁나 작기 때문이죠.
그래서 플레이어는 그 작은 가방 안에서 테트리스를 하며 공간 창출을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무슨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플레이 하겠다' 는 전략을 짜게 됩니다.
즉, 생존을 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전략을 짜고 무기까지 고려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뒀습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이 부분에서 굉장히 크게 실패했습니다.
지도가 없는 부분과 시점이 너무 고정되어 변환이 불가능한 부분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는 곳을 상상하며 공포를 자극하는 대신 길찾기의 불편함과 아이템을 놓치는 상황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여기서 공포를 자극하는 것보단 플레이어의 불편을 주어 분노라는 감정만 자극했습니다.
또 전투는 어떻습니까.
죽여도 다시 일어나는 적, 총알이 떨어지는 순간 근접으로 붙어 적을 처리하는게 강제되는 상황,
그런데 그 처리하는 과정에서 회피를 하라고는 하는데 빡빡한 회피 타이밍,
더군다나 다대일 상황도 자주 나오는데 정작 피해를 줄 수 있는 건 한 타이밍에 한 적 뿐,
거기에 그랩 시스템을 쓰기엔 너무나 빡빡한 적들 접근 타이밍.
이 모든게 합쳐져 생존의 처절함이나 출구전략을 짜야하는 긴장감을 주는 대신 난이도를 수직상승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난이도가 수직상승 된 것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감이 아닌 부당함을 느끼게 되었구요.
더군다나 체크포인트까지 이상하게 잡히니 '아 X발 또 죽겠네' 라는 감정만 가지게 되는 결과가 나왔다 생각합니다.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이 게임 시스템의 설계가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고, 사람들이 더더욱 실망감을 가질수밖에 없게 된것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들 나름 편의성을 제공하려고 자동조준이나 자동회피 등의 기능을 넣어두긴 했지만, 그걸 씹어먹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적이 나오며 전투가 잦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사람들이 공포감 대신 피로감과 지루함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생각합니다.
이 시스템이 향후 패치들로 어떻게 바뀌게 될진 모르겠지만, 또 어떤식으로 플레이어를 버프해주고 적을 너프시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줄진 모르겠지만, 이대로면 상당부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전 정말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그래서 풀프라이스 내고 데이 원 에디션 산게 그리 아깝단 생각은 들지 않구요.
위에 말했듯 저는 근접전투가 굉장히 신났고, 다른 불합리한 시스템들은 그냥저냥 참으면서 하니 나중엔 크게 신경 안쓰게 됐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하드모드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개같은지 한번 더 클리어해볼 계획이구요.
올드 데드스페이스 팬으로써 그 공포 감각이 다시 돌아온건 기쁘기도 합니다.
불편한 부분과 최적화를 개판으로 한 걸 조금 걷어내면, 나름 수작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쯤 해봐야 할 게임이라고 생각하구요.
다만 지금 당장 구매하시라고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최적화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지만, 공포에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이 아니라 난이도에서 호불호가 갈릴 게임이라서요.
웬만하면 이 게임이 잘 됐으면 좋겠지만, 스토리도 이상한 지점에서 끝나 DLC 장사할 각이 명확히 보이다보니...
만약 구매하실거면 고민을 깊게 하시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완의 게임은 아니지만, 허술한 구멍이 있는 게임입니다.
Kommentarer
Toph 31. des. 2014 kl. 7.22 
랑슈야 새해 복 많이 받앙 ㅋㅋ 아 미국은 시간이 다른가? ㅎㅎ;;;
PIKACHU 7. sep. 2014 kl. 4.11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아 미국 거주중이지!)
feint 10. feb. 2013 kl. 4.06 
새해복 많이 받어 연락좀해라 이눔아
captain 9. nov. 2012 kl. 0.33 
블랙옵스2 사셨네여 축하합니다
feint 28. feb. 2012 kl. 4.07 
고등학교 생활 잘보내라.죽지말구 아 그리고 나 컴바꿈 ㅋㅋㅋㅋㅋㅋㅋ
Loving You 22. jan. 2012 kl. 5.39 
즐거운 설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