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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아간 세계에서 「움직임」은 모두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내 「킹・크림슨」의 능력! 「시간을 지우고」뛰어넘는다……!!
「킹・크림슨」!!!!
더러운 물웅덩이를 지나치다 네모는 자신의 모습을 언뜻 보았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예전의 자신을 비틀어 놓은 듯한 흉물이었다. 움푹 패인 뺨, 꺼진 눈, 울음소리를 억누르려 헛되이 깨물어 상처 입은 입술. 그녀는 그 모습에 몸서리를 쳤고,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네모의 발걸음은 기계적으로 초라한 아파트를 향해 움직였다. 근육의 기억이 수치심의 미로를 통과하도록 그녀를 이끌었다. 수많은 낯선 이들의 손길이 여전히 살갗을 누르는 듯했고, 그 환영 같은 접촉은 타인의 쾌락을 위한 그릇이라는 그녀의 새로운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상기시켰다.